요즘 들어 자주 저를 돌아보게 됩니다.
나는 지금 어떤 삶을 지향하고 있는가?
자연 속에서 단순하게 사는 삶, 덜 가지고 덜 소비하며 고요하게 살아가는 삶.
누구나 한 번쯤은 동경해봤을 이상적인 모습이죠.
그런 의미에서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월든』은 여전히 매력적인 책입니다.
저 역시 그 책을 사랑했습니다. 하지만 책을 덮고 나면 늘 같은 지점에서 멈칫하게 됩니다.
'존중하지만, 그대로 살 자신은 없다.'
시골이 본가이기도 하고, 자연 속의 삶을 가까이서 봐왔기에
그리고 직접 살아본 경험이 있기에 알고 있습니다.
우리가 꿈꾸는 '이상'과 흙내음 나는 '현실'의 간극이 생각보다 크다는 것을요.

반대로 『세이노의 가르침』은 이상에 대한 여지를 거의 주지 않더군요.
노력, 책임, 냉철한 현실 인식.
책 속의 직설적이고 때로는 거친 말들이 읽는 내내 마음 한구석을 불편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럼에도 이 책이 강렬하게 남는 이유는, 그 말이 틀려서가 아니라 뼈아플 정도로 맞는 말이기 때문이겠죠.
하지만 솔직히 고백하자면 저는 세이노처럼 살 자신도 없습니다.
그만큼 치열하게 노력하지 못했고, 앞으로도 그렇게까지 할 수 있을지 확신이 서지 않습니다.
그래서 존경심과 함께 묘한 거리감이 남습니다.
이 극단적인 두 책을 함께 놓고 보니 하나의 결론에 도달하게 되더군요.

"나는 월든처럼 살지도 못하고, 세이노처럼 살지도 못한다."
그래서 저는 타협하기로 했습니다. 아니, 저만의 길을 찾기로 했습니다.
이상은 나아갈 '방향'으로 남기고, 현실은 내가 두 발 딛고 설 '자리'로 삼기로요.
그 사이 어딘가에서 나만의 속도와 방식을 찾고 있는 중입니다.
어쩌면 삶이란, 어느 한쪽을 완벽하게 선택하는 문제가 아니라
내가 감당할 수 있는 무게를 정직하게 아는 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늘의 질문입니다.
당신은 존중하지만 따르지 못하는 삶의 방식이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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