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현재 시점에서의 점검과 스스로의 다짐을 위해 작성한다.)
작년 4월 말에 회사를 그만두고 5월부터 거의 매주 하나씩 글과 영상을 올리고 있다.
누가 시켜서 시작한 일은 아니었고, 꼭 그래야만 할 이유가 분명히 있었던 것도 아니다.
다만 책을 읽고 나면 늘 비슷한 느낌이 남았다.
읽는 동안에는 분명히 많은 생각이 들고 어떤 문장 앞에서는 한참을 멈춰 서게 되는데
시간이 조금만 지나면 그 생각들이 흐릿해진다.
'그때 왜 거기서 멈췄지?', '왜 저 문장이 그렇게 오래 남지?'
막상 다시 떠올리려 하면 잘 떠오르지 않는다.
메모도 해봤고, 필사도 해봤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방식으로는 문장은 남는데 내 생각의 흐름은 잘 남지 않았다.
그때는 분명 고민하고 있었는데 나중에 보면 결과만 남아 있고 과정은 사라져 있다.
그래서 기록을 남기기로 했다. 정리된 생각이 아니라 생각하고 있던 그 상태 자체를...

처음부터 유튜브를 해야겠다고 마음먹은 건 아니었다.
말로 정리할 때 생각이 더 또렷해지는 편이라 혼자 중얼거리듯 정리하다가 차라리 남겨두자는 쪽으로 마음이 기울었다.
영상이라는 방식이 좋았던 이유는 단순하다.
글로는 남기기 어려운 것들이 있기 때문이다.
말의 속도, 중간에 멈추는 순간, 조금 애매해서 말을 고르는 시간, 그때의 톤과 태도.
나중에 다시 보면 “아, 이때 나는 이런 상태였구나” 하고 생각보다 많은 게 떠오른다.
그래서 메모 대신 영상이었고 텍스트 대신 이미지였다.
한 주제를 한 번 쓰고 끝내지 않는 것도 같은 이유다.
블로그에 먼저 정리하면서 문장으로 생각을 한 번 걸러보고,
영상을 만들면서 그 생각을 다시 말로 풀어보고,
스레드에 짧게 올리면서 질문만 남겨본다.
노출을 늘리기 위한 것보다는 한 생각을 여러 번 씹어보는 과정에 가깝다.
이렇게 하지 않으면 대부분의 생각은 그냥 지나가 버린다.
그렇게 쉽게 흘려보내고 싶진 않았다.
요즘은 더 그렇다.
AI 시대라고 하고, 정보는 넘쳐나고, 요약과 결론은 점점 빨라진다.
그래서 오히려 사유하고, 돌아보고, 질문을 던지는 시간은 더 쉽게 사라진다.
블로그나 유튜브를 통해
뭔가를 가르치고 싶은 것도 아니고, 누군가를 설득하고 싶은 것도 아니다.
다만 지금의 내가 어떤 생각을 했고 어떤 문장에서 멈췄고
어떤 질문을 품고 있었는지를 조금 더 오래 남기고 싶을 뿐이다.
이 기록을 언젠가 다시 보게 될 수도 있고,
그때는 지금과 전혀 다른 생각을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래도 괜찮다.
오히려 그래서 남긴다.
생각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
그 변화의 출발점을 잃어버리지 않기 위해서
글이나 영상을 보면서 잠깐이라도
“나는 요즘 어떤 생각을 하고 있지?” 라는 질문을 떠올리게 된다면 그걸로 충분하다.
이 기록은 정답을 남기기 위한 게 아니라 질문을 잊지 않기 위해 계속된다.
'🛠 와이직의 작업노트'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좋아서 시작한 일은 언제부터 일이 되는 걸까 (1) | 2026.10.05 |
|---|---|
| 나는 왜 계속 질문을 남기고 있을까 ― 53개의 질문을 돌아보며, 『소크라테스처럼 생각하는 법』 (0) | 2026.07.13 |
| 질문이 중요한 이유 – 콘텐츠 구조화의 시작 (0) | 2025.10.14 |
| 좋은 콘텐츠의 힘은 어디서 시작될까? (2) | 2025.08.26 |